< 도 표 1> 세 계 안 보 환 경 의 변 화 모 형 9)
산업화사회 과도기 정보화사회
전통적 Paradigm 새로운 Paradigm
이데올로기 지배
(냉전시대)
양극체제하 집단안보체제
‘대량군’ 주의
정보와 지식이 지배
(화해와 협력시대)
다극체제하 다각적안보체제
- UN기능 강화
‘소수정예군’ 주의
혼 란
위 기
분쟁
세력구도
재편
1990 2010
20세기 21세기
1990년대까지 산업화 사회가 막을 내리고 2010년경에 본격적인 정보화 사회가 되며 그
사이 기간은 산업화 사회로부터 정보화 사회로 변하는 과도기로서 존재하게 될 것이다.10)
이 약 20여년 간의 과도기간은 혼란과 위기, 분쟁으로 특징지어질 시대로 보이며, 세계질
9) 합동참모본부, 합동전장운영개념(기본개념서) (합동참모본부: 1997), p. 20.
10) 합동참모본부, 합동전장운영개념(기본개념서) (합동참모본부, 1997), p.2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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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를 조정하는 소위 세력구도의 재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과도기적 혼란을 거쳐 정보화사회로 진입하게 되면 산업화 사회를 지배했던 사
고와 인식의 틀은 사라지고, 새로운 인식의 틀이 형성되게 된다. 즉, 이데올로기가 지배하
여 세계를 적과 우방으로 양분화 하였던 냉전시대의 유산은 완전히 사라지고, 정보와 지식
이 지배하는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접어든다. 이에 따라 미 소 양극체제하 집단안보체제
로부터 다극체제하 지역안보체제와 같은 다각적 안보체제로 발전하게 되며, 따라서 UN 등
집단안보기구의 기능이 더욱 강화되어, 침략전쟁이나 대량파괴와 같은 살상을 수반하는 전
쟁을 억제하는 것이 용이해질 것이다. 또한 대량생산력을 기반으로 하는 대량군 제일주의
는 폐기되고, 정보화/ 과학화된 소수정예군으로 개편하는 데 선진국들이 전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2. 미래의 전쟁 수행 방식
작전적인 수준에서 볼 때 21세기 고도 정보화시대의 미래전 수행 방식은 한마디로 입체
전자과학전(Space and Electronic Warfare)이라고 하고 있다.11) 즉, 수중 수상 지상 공
중 우주공간의 입체적인 전자과학전으로 공간을 지배하는 자가 전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
며, 입체전하에서 제 전장기능이 수평 수직적으로 얼마나 신속하게 반응하고 통합운영하
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는 것이다. 최근의 걸프전쟁은 첨단과학기술에 의한 기습,
고도의 C4I체계 운용, 대량소모 및 효율적 군수지원, 최단 전쟁기간 중 최대의 전비사용,
지 해 공 입체전투개념 적용, 공지전력에 의한 고속기동돌파 전술 구사, 선제기습공격,
기만/ 생존대책 강구 등의 특징을 보여주었다. 보다 구체적인 미래전 수행방식 상의 특성
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첫째의 특징은 첨단무기에 의한 과학전이다. 완벽한 C4I체계를 구축하여 빠른 속도로
작전부대들을 효과적으로 지휘통제하고, 실시간대( ) 정보처리와 유도무기의 정확
도 증가로 주요표적에 대한 정밀파괴 능력이 향상될 것이며, 쌍방간 이를 방해하기 위한
고도의 전자전이 수행될 것이고, 감시능력의 증가로 인하여 단기 경고 하에 싸울 수 있는
준비가 요구될 것이다.
둘째의 특징은 비선형입체기동전이다. 미래전을 공간적인 측면에서 상상해볼 때, 유도
무기 및 빠르고 기동화된 화력지원의 발전으로 전장은 더욱더 종심 깊게 진행되며 전종심
전투가 빈번해진다. 이렇게 되면 입체고속기동에 의한 전장에서의 주도권 장악이 하나의
11) 합동참모본부, ’99- 2003 합동중기군사전략전략목표기획서 (합동참모본부,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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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작전 목표가 된다. 특히, 전장의 기능을 유기적으로 통합하여 운용하는 것이 효율적
이므로 정보전자전의 통합, 기동수단의 통합, 더 나아가서는 전투지원 및 전투근무지원의
통합이 절실히 요구되는 새로운 개념이 보완된 입체기동전이 특징이다. 이는 자동화된
C4I체계에 연동된 초고속, 기동타격체제에 의한 작전목표 공격이 가능하게 되어 기동을 마
비시키는 전쟁의 성격을 띤 기습작전이 전개된다. 따라서, 미래전에서는 기습효과를 노린
입체기동전이 전쟁의 승리를 보장해 준다.
셋째의 특징은 치명적 파괴 및 살상이 가능한 전쟁이 된다. 정밀유도미사일(PGM)전으
로서, 화력지원의 정밀도와 파괴력의 엄청난 증대로 전쟁이 일어나면 대량파괴 및 살상현
상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대량 피해를 피하기 위해서는 전쟁의 조기종결을 위한 단기속
결전쟁이 선호될 것이다.
미래전 수행방식의 네 번째 특징으로는 확대된 공간에서의 전쟁이다. 공중공간 작전으
로서, 항공기 및 탑재장비의 성능이 고도로 향상되어 전천후 주야간 작전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정밀폭격 능력이 발전되어 미사일기지, 지휘통제 및 통신시설 등의 점표적을 파괴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완벽한 공중공간의 관리를 통한 가용화력의 적시성
있는 운용이 될 것이다.
결국 정보화시대의 전쟁에서는 지식과 정보의 힘이 네트워크를 통하여 통합된 전투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즉, 정보타격력에 전쟁의 승패가 좌우된다고 한다. 부대구조는 기술
집약적으로 되며, 전투의 형태는 통합정보전이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전쟁 수행방식
의 변화는 다음 < 도표 2> 와 같이 축약되어 질 수 있다.
< 도 표 2> 정 보 화 시 대 의 전 쟁 수 행 방 식 12)
사회변화
전쟁양상
농경시대 산업시대 정보화시대
전투양상 집단백병전 기동화력전 통합정보전
전력요소 병력의 힘 무기 및 조직의 힘
지식, 정보,
네트워크의 힘
부대구조 병력집약형 자원집약형 기술집약형
산업화시대의 전쟁이 ‘대량살상전’이라고 한다면 정보화시대의 미래전은 ‘선택적 마비전’
으로 표현되고 있다. 산업화 시대의 전쟁은 대량의 무기와 자원에 의한 유형적 시설과 자
12) 최광표, 김인국의 정보화 시대에 대비한 국방교육훈련 발전방향 연구 , (한국국방연구원, 1996) p.45의
자료를 참고로 하여 변형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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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을 파괴하는 대량소모전이었다고 할 수 있으나 정보화시대의 전쟁은 정보와 지식, 첨단
과학무기가 주가 되어 전쟁수행의 중추가 되는 정보체계를 마비시키는 기술집약적이고 전
문적인 정보전쟁이 될 것이다. 과거의 양차 세계대전이나 한국전쟁, 월남전쟁 등이 산업
화시대의 대량 물량 투입에 의한 대량 파괴의 전쟁으로서 장기소모전의 형태였다면 1991
년의 걸프전을 효시로 나타나는 정보화시대의 장차 전쟁은 컴퓨터 및 통신망과 고도정밀
유도무기에 의한 적대국 핵심시설인 정보체계를 신속히 파괴하는 정예 기술전 형태가 될
것이다.
걸프전에서 100만의 대군을 가진 이라크를 단기간에 물리칠 수 있었던 다국적군의 직접
전투 참가자는 수만 명에 불과하였다는 것은 정예 기술전의 효과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
다. 위성통신망을 이용하여 이라크의 중요 군 지휘통제시설 및 방공시설 등에 대한 정보
를 수집 분석하여 미사일 등 정밀유도 무기들로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함으로써 적국의
통신망을 무력화하고 지휘통제를 불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미래에는 산업능력이나 인력규모가 전쟁능력을 나타내지 못한다.
정보전쟁에서의 무기는 컴퓨터화 된 첨단 정밀무기가 되며 군인은 이와 같은 첨단 장비를
통합 운용통제하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소프트웨어 군인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서 정보화시대의 더욱 발전된 전쟁은 벙커 속의 군인이 조종하는 무인항공기
나 로봇에 의한 무인전쟁이나 우주공간을 이용한 우주전쟁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이
미 미국은 무인항공기의 개발과 무인전쟁 개념의 개발을 진행 중인 상태이다.
미래 전쟁의 또 하나의 특징은 전통적인 무력침공 전쟁개념이 아닌 전쟁개념이 새롭게
부각된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적인 테러에 의한 대형 재난이 발생하는 국가비상사태를 말
하는 것으로 엄밀하게는 전쟁으로 볼 수는 없으나 유사전쟁의 형태로 볼 수도 있다. 컴퓨
터 및 통신망의 교란이나 마비사태가 바로 이러한 국가비상사태가 될 것이다. 컴퓨터와
통신망이 점차 복잡하고 고도화해짐에 따라 오히려 국가 생산체제의 취약성도 증대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대부분의 업무 수행이 컴퓨터나 통신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역으
로 이러한 네트워크의 사고는 그만큼 쉽게 일어날 수 있고 커다란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컴퓨터 바이러스, 데이터베이스 파괴, 통신망 침입 등은 이러한 급속한 정보기술
발전의 결과이기도 하다. 최근에 일어난 은행전산망을 이용한 금융사고나 전화통신망의
사고로 인한 업무마비는 이러한 정보체계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실례가 될 수 있다.
또한 앞으로 예견할 수 있는 현상은 전쟁과 비전쟁 비상사태의 구분이 적어진다는 것이
다. 다시 말하면 “정보화시대에는 전쟁과 비전쟁의 구분이 약해진다”거나 “정보화시대에
는 전쟁과 범죄는 구분이 모호한 형태가 된다”는 것이다. 정보체계의 교란은 물리적인 침
공이 없이도 각종 통신망을 이용하여 적대국의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 컴퓨터 및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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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발달로 군사적, 비군사적 분야의 정보망을 연결하여 상호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평시 경
제건설과 안보체계를 효율적으로 연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민간과 군사 정보망
의 구분이 어렵게 되며, 어느 한 분야의 침공은 곧 국가적 안보를 저해할 수 있는 것이다.
즉, 민간 산업정보망의 침투로 시작된 컴퓨터 범죄행위가 곧바로 군사정보망의 파괴로 비
화될 소지가 있게 되는 것이다.
정보화사회의 내외적 침략은 전통적인 인력과 무기에 의한 침공의 개념을 변화시키고
있다. 세계적으로 형성된 컴퓨터 및 통신망으로 기존의 지역적인 공간과 규정에 의한 국
가 개념이 허물어지고 있다. 정보화 시대에는 지상 해상 항공역( • • )의 방
어에 의해서 보장될 수 없는 안보적 위협이 가능하다. 정보기술을 이용하여 이러한 전통
적인 국가 경계를 광속으로 침투할 수 있는 것이다. 정보는 세계적인 통신망을 타고 고도
의 기술적인 방법으로 이동되므로 눈에 보이지 않아 물리적 방어가 어렵게 되고 이동 속
도는 빛의 속도와 같아서 시간적 지연도 불가능한 것이다. 즉 미래의 정보공격은 시간적,
공간적 한계를 설정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변화할 것이다. 이미 컴퓨터 해커에 의한 공공
및 민간 정보를 파괴 또는 탈취하는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 의
회의 보고서에 의하면 이미 세계의 120여 국가들이 전시에 적국의 컴퓨터망 교란으로 국
가방어망을 마비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정보전쟁은 전선이 따로 없
고 컴퓨터 및 통신 네트워크가 있는 모든 곳이 전장이 되는 것이다.
3. 미래전쟁의 전반적 양상
이상과 같은 미래전의 수행 방식의 변화에 근거하여 전반적인 양상을 국가동원에 관련
을 가지는 전쟁의 특성으로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미래의 전쟁은 단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의 전쟁 수행방식이 정밀타격력
과 정보체계에 의한 지휘통제체제의 선택적 마비를 통한 정보전이 주가 될 것이므로 전쟁
의 승패는 조기에 나오게 될 것이다.
합참의 합동전장운영 개념서13)에서는 미래전의 양상을 다차원의 확대된 전장에서 정밀
작전, 비선형/ 분산작전, 동시/ 통합작전을 통하여 결정적인 작전을 수행, 조기에 전쟁을 종
결하는 “단기결전 양상”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결정적인 작전이란 단 한번의 작전
으로 적의 중심을 마비시켜 적의 저항의지를 박탈하고 전쟁을 종결하는데 결정적으로 기
여할 수 있는 결전을 의미하며, 결정적인 작전이후에 이루어지는 후속작전은 전과 확대 및
전쟁 종결을 위한 마무리 성격의 종결작전이라 할 수 있다.
13) 합동참모본부, 합동전장운영개념(기본개념서) (합동참모본부,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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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망을 통한 해커전의 수행도 거리에 관계없이 일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기 때
문에 상대국의 중추를 파괴함으로써 전쟁이 조기 종결될 수 있는 것이다. 해커전에 의한
적국의 컴퓨터 통신망의 파괴는 일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성격이므로 전쟁의 단기화가 획
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전쟁 경고기간이 짧아질 뿐만 아니라 전쟁의 기간도
단기화 될 가능성이 크다.
즉, 정보화시대의 전쟁은 시간적 측면에서 볼 때 전쟁 진행은 신속화 되고, 전쟁수행기
간은 단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걸프전을 비롯한 최근의 전쟁들이 과거의 전쟁과 달리 수
개월 이내에 단기전으로 끝나고 있음을 실제로 볼 수 있다. 앞으로의 전쟁은 더욱 기간이
짧아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미래의 전쟁은 제한전이 될 것이다. 전쟁 수행방식이 정밀 타격력에 의한 적국의
지휘통제체제의 선택적 마비를 통하여 핵심자원의 파괴로 적의 기능을 무력화하면 전쟁의
승패가 판가름 나는 전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산업화 시대적인 대량의 병력과 무기에
의한 소모전적인 총력전의 가능성은 줄어들고, 정밀타격력에 바탕한 제한적인 결정전의 가
능성이 커질 것이다. 자원투입 면에서도 정예자원 위주의 투입에 의한 제한전이 될 가능
성이 크다. 국가자원의 대량소모가 요구되는 총력전이나 전면전으로의 발전 이전에 이미
핵심 시설 및 통제체제를 무력화함으로써 전쟁이 실질적으로 종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래전은 결전전이 될 것이다. 정보통신체계의 공격은 시간적 공간적인 제한이 없
이 순식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으로서 우세한 정보력 및 타격력을 가진 나라가 일시에
적을 무력화가 가능한 형태가 되므로 지구전보다는 결전전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무기의 발달에 따른 단시간에 치명적 대량파괴가 가능함으로 인해 전문 무력에 의한 결전
전쟁의 형태를 띨 것이다.
전쟁사 측면에서 볼 때, 고대전쟁으로부터 근대전쟁에 이르기까지 결정적인 작전을 수행
하여 전쟁을 종결시키겠다는 것은 보편적인 전쟁수행 개념이었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총력전 양상으로 변한 1 2차 세계대전을 통하여 단 한번의 결정적인 작전으로 전쟁종결이
곤란하다는 것을 경험하였다. 더구나 핵무기 출현 이후 결정적인 작전수행을 통한 전승은
더욱 곤란할 것이라는 사고가 지배적이었으며, 한국전, 월남전을 통하여 이를 실증하였다.
그러나 군사기술혁신을 이루게 되면서부터 중동전, 걸프전을 통하여 입증된 바와 같이, 핵
무기시대에서도 결정적인 작전으로 전쟁이 종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재 입증하게 되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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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동원 개념 및 체제의 변화 방향
1. 국가동원 개념의 일반적 변화 전망
역사적으로 국가의 동원개념은 전쟁의 변화에 따라 발전되어 왔다. 따라서 미래전쟁의
양상이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이는 바 동원의 개념도 새로운 변화가 있을 것이다.
첫째, 미래전쟁은 전반적으로 국가동원에의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다. 국가동원이 중요
해진 것은 산업시대의 국가총력전이 발전되었을 때이다. 1차대전 이전까지의 고대/ 근대
전쟁에서는 전쟁의 양상이 군사적 수단에 의존하는 제한전쟁의 형태였으므로 국가동원의
필요성이 적었다. 그후 1 2차대전에서 전쟁의 형태가 국가의 전 자원을 투입하는 전면적
총력전이 됨으로써 국가동원의 중요성이 증대되었다. 이 때의 전쟁은 또한 장기지구전으
로서 대량소모전이었으므로 동원의 필요성이 증대되었다.
그러나 앞에서 논의한 바대로 미래에는 대체로 국가총력전의 가능성이 줄어들고 제한전
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가의 전 자원을 동원하여 전쟁에 투입하는 형
식은 감소할 것이다. 특히, 국가자원의 대량소모전을 회피하는 전쟁이 될 가능성이 늘어
남으로서 특히 ‘자원동원’의 비중은 줄어들 것이다.
또한 정보화시대에는 전쟁의 양상이 장기지구전보다는 단기결전으로 발생될 가능성이
크므로 전력발휘에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는 국가동원의 의존성은 감소하게 될 것이다. 더
구나 전쟁의 발발 이전 경고 기간이 짧아지는 현상으로 인하여 전쟁 발발 후 자원동원의
실효성이 줄어들 것이다.
이에 따라 각국은 공히 과거에 비하여 동원에 기대하는 분야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고,
될 수 있는 대로 평시부터 유사시에 즉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강화하기 위하여 노력하게 될
것이다.14)
그러나 미래전에서의 동원에의 의존 비중은 일반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인정되기는 하지
만 동원 자체의 필요성이 전부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전쟁형태만으로 볼 때는 동원
보다는 전시 즉각적인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력을 평시에 유지해야 하나,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충분한 상비군사력을 유지할 수가 없기 때문에 적어도 상당수준의 동원예비전
력을 유지하고 동원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둘째, 미래의 국가동원에서는 인원 및 물자의 총체적인 자원의 동원량에서는 줄어드는
14) 국방대학원, 안보관계용어집 (국방대학원, 1998),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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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보 및 통신체계와 같은 새로운 자원의 동원 중요성이 증대될 것이다. 국가자원의
동원 비율에서 보면 미래로 갈수록 전통적인 자원동원 대상이었던 인원과 물자의 동원 비
중은 줄어들고, 정보 및 통신체계의 동원 비중은 증가할 것이다.
셋째, 미래의 동원은 ‘체제전환’의 기능이 중요해질 것이다. 전시 군수지원을 위한 자원
동원의 비중이 줄어드는 한편으로 국가의 체제를 평시체제로부터 전시체제로 전환시키는
전통적인 동원개념이 다시 부각될 것이다. 미래의 국가체제는 현재보다 더욱 복잡해지고
경제체제는 더욱 자율화 개방화될 것이기 때문에 전시 비상체제로의 전환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 따라서 평시체제로부터 전시체제로의 전환을 신속 용이하게 하는 방책이 요구되
는 것이다.
넷째, 미래에는 전쟁 이외의 비상사태에 대비한 동원 개념이 발달할 것이다. 군수자원
동원의 비중이 줄어드는 한편으로 천연재난, 대형사고, 테러, 국제적 분쟁 등 전쟁이 아닌
국가 비상사태에 효과적 대응을 위한 동원개념이 발달될 것이다. 이러한 비전쟁 비상사태
에 대한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조직 및 절차의 정비가 국가동원의 주요 기능으로 발전될
것이다.
2. 국가동원체제의 변화 방향
앞에서 전망해 본 미래 국가동원 개념의 일반적인 변화는 우리의 동원체제 발전방향
정립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물론 우리 나라의 동원체제 결정의 요인으로는 미래
전쟁 양상 이외의 여건, 즉, 우리 나라의 군사전략이나 경제적 여건 등이 고려되어야 하겠
으나 여기서는 주로 앞장에서 제시한 동원 개념의 일반적 변화 전망에 바탕하여 미래에
부각될 우리의 동원체계 변화방향을 개념적 수준에서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15)
가 . 정 보 체 계 동 원 개 념 의 개 발 적 용
산업화시대나 정보화시대나 국가동원의 기본 목적이 전쟁이나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중대한 국가비상사태에 국가의 자원을 통제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대처하는데 있다는 점에
서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보다 구체적인 목표의 설정에 있어서는 정보화시대에 특히 부
각되는 것이 있다. 향후 생산력의 주된 자원이 되고 또한 국민의 욕구충족의 대상이 되는
정보를 보호하고, 국가의 정보체계에 대한 인위적 침공이나 우발적 사고를 효율적으로 예
방 및 대처하며, 정보전 수행의 지원을 위한 자원을 동원한다는 것이 새로이 부각되는 하
15) 여기서 제시된 국가동원체계의 변화 방향은 필자의 미발행 연구문인 “미래의 전쟁 양상에 따른 국가동원
에 관한 연구 (국방참모대학 졸업연구문, 1998)”에 제시된 내용을 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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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요한 동원의 목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새로이 부각되는 동원의 목표에 부합된 동원 개념이 정보체계동원이다. 산업화시대
의 재래전에서는 병력의 소집 및 군수물자의 동원에 국가동원의 주안점을 두었다. 그러나
미래 정보화 시대의 정보전에서는 첨단 민간정보시스템의 동원이 중요해진다. 정보화 시
대의 전쟁이 정보타격을 위한 통합정보전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적의 정보체계 공격
이나 우리의 정보체계 방어를 위해서는 발달된 민간의 정보통신체체계 및 정보조직의 동
원이 중요한 전력증대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정보체계동원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전략으로서는 우선 민간 정보통신체계를 동원하는
것이다. 민간의 컴퓨터 및 통신시스템은 군의 시스템보다 오히려 더 발달되었을 수 있으
므로 민간 정보통신체계를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정보통신체계를 동원한다는 것
은 그 체계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의 동원을 의미한다. 즉, 정보통신시스템을 구성하는 요
소인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운용인력을 포함하여 동원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민간정
보시스템의 군사정보체계로의 전환 활용은 보안수준 강화 등 기술적 변경을 요하는 한계
가 있겠지만 이러한 전환을 위한 과정도 평시에 준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민간의 정보 관련 조직을 동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 전쟁 시 필요한 모든 정보를
군 정보조직에만 의존할 수 없기 대문에 민간 정보조직의 활용은 전쟁지원 효과를 증대시
킬 수 있을 것이다. 국제 무역 정보조직을 활용하던가, 민간 매스컴, 인터넷 동호회 조직
등을 활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이들을 통하여 위기 시 또는 전쟁시 국제적인 동향
이나 군수품의 국가간 이동에 대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고 또한 국내외의 여론 등을 파악
하는데 이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발전된 민간 정보통신 기술을 동원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평시
군에서 보유하기 힘든 기술력을 동원한다면 정보전에서의 효과적인 전력증대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평시 민간기술과 군사기술의 연계성을 강화하여 민 군
공통기술을 발전시키며 전시에 기술동원을 할 수 있는 절차와 제도 등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나 . 동 원 관 리 정 보 체 계 의 구 축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동원체제의 구축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동원관리정보체계(동원
MIS)의 구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동원관리정보체계란 동원 업무 종사자들이나 관리자
가 동원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원하는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하는
통합시스템을 말한다. 동원체제의 효과성의 핵심은 필요한 국가자원을 필요한 시기에 확
보하는데 있으므로 동원자원에 대한 통합정보체계 구축이 필수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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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분야는 국방분야 중에서도 가장 많은 정보를 요구하는 한 분야이다. 수백만 명에
이르는 예비인력과 수만 종의 동원 가용 대상 물자, 시설, 장비, 업체 등에 대한 정확한 정
보가 동원달성의 절대요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상비전력과 달리 동원 대상자원은 평시에
국가의 모든 분야에 산재해 있어서 유사시 주사용처인 군으로서는 평시에 동원자원에 대
한 통제관리를 극히 제한적으로 간여할 수밖에 없으며, 전시 실제 동원의 집행도 평시 해
당자원의 관장부처 모두가 수행해야 하는 것이므로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동원관리정보체
계의 구축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러한 동원관리정보체계는 국방부에서 추진하는 국방통합정보체계와는 물론이거니와
행정전산망, 각 부처의 정보체계와도 연계되어 구축되어, 모든 동원 가능 대상 자원에 대
한 정보가 신속히 종합 및 공유되게 하고,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활용으로 필요한 전지역
에 실시간( )에 동원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 정 예 자 원 동 원 체 제 로 의 전 환
정보화 시대의 국가자원 동원체제 구축은 대량자원 동원 개념으로부터 정예자원 동원
개념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미래전의 양상이 첨단장비 및 전문기술군인에 의한 정보
전인 점을 고려하면 동원자원도 첨단 컴퓨터 및 통신 체계와 전문기술인력 위주로 전환되
는 것이 장차 전쟁 지원에 실효성이 있는 것이 될 것이다. 양차대전, 한국전쟁, 월남전과
같은 산업시대식 대량소모전과 달리 중동전을 효시로 한 미래의 전쟁에서는 병력이나 물
량의 양적인 동원보다는 정예 필수자원의 동원이 요구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현재 수량적으로 방대한 인력 및 물자의 동원계획으로 되어 있는 충무계
획16)의 구조를 정보통신의 동원 및 전문기술 인력의 집중동원 계획구조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국방인력 동원의 경우 예비인력의 관리규모를 보다 정예화하여야 할 것이다. 즉, 국방
예비병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재조직화해야 한다. 예비역을 유사시 즉각 전투활용이 가능
한 수준의 준비도가 높은 즉응예비역과 장기전 시 추가적으로 동원을 위한 자원으로서의
대기예비역으로 이원화하여 관리할 필요가 있다.
즉응예비역은 전시 즉각적인 전투활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평시 조직화된 활동성 예비
병력으로서 그 규모를 현역 규모 수준으로 유지하고, 군조직화 하여 충분한 수준의 훈련기
간을 부여하는 예비군개념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 예비역은 계획된 동원부대에 편성하
여 군에서 직접 관리하도록 하며 그 복무기간을 현역복무와 함께 병역의무로 포함시킨다.
16) 전시 국가의 자원동원 및 정부기능 전환을 위한 계획으로서 비상기획위원회에서 총괄하며 각 행정부처 및
지방행정단체의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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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장기화 시에 추가 동원을 위한 대기예비역은 그 규모를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
하되 인력 자원에 대한 정보를 잘 관리하는 수준의 평시 비활동성 예비역으로 관리한다.
이 개념에 따르면 현행 향토예비군으로 편성된 300만의 방대한 규모를 2000년대에는
40만 수준의 즉응예비군으로 축소하되 군조직화 하고, 그 복무를 현역복무 완료 후 2년 정
도로 하고 병역의무화하며, 훈련을 연간 2주 정도 실시하는 것을 구상할 수 있다. 나머지
예비역은 35세까지 전시 동원가능 대상으로 설정하여 자원관리를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라 . 예 방 적 기 능 의 동 원 제 도 의 도 입
미래의 동원체제는 전쟁의 발발 억제력을 가진 예방적 기능의 동원체제로 발전될 필요
가 있다. 전통적으로 동원의 개념은 전쟁 발발 이후의 전쟁 수행 지원을 위한 수단으로
적용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현행 동원제도도 전쟁 발발 후의 대처를 위한 제도를 유지하
고 있다. 그러나 미래의 정보화 시대에는 이미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의 동원의 효과성은
감소될 것이다. 집중마비전의 속도를 고려할 때 전쟁 발발 이후는 사태가 매우 신속히 진
행될 것이기 때문에 전쟁 징후의 포착에 의한 사전 동원의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전쟁
발생이전에 평시와 전시의 구분이 적은 동원체제가 요구된다.
이와 같은 동원의 전쟁억지적 기능의 적용을 위해서는 비상사태의 진전과정에 따른 융
통성 있는 점증적( ) 동원제도를 도입할 것이다. 점증적 동원제도는 동원을 순간적인
행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인 과정으로 보는 것이다. 현재의 동원관련법에 근거한
국가자원의 동원제도는 북한의 전면전 감행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대한 일괄적인 동원에
국한하여 과도하게 단순화되어 있다.17) 즉, 현 동원체제는 전쟁 발발 후의 단일 형태의
국가동원령 선포에 의해 이루어지는 체제이다. 이 때에는 모든 동원가능 자원에 대한 일
괄적인 동원 효력을 발생할 수 있는 체제이다. 따라서 현 동원제도로는 전쟁발생 이전의
위기 진전 및 비전쟁 위기사태에 대한 점진적인 동원반응이 곤란하다.
실제로 전쟁의 발발은 기습 전면전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겠으나 대부분의 전쟁은 발발
이전에 여러 단계의 위기사태가 진전될 수 있고 또한 기습전의 경우라도 전쟁발발의 징후
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획득할 수도 있다. 국내의 문제가 국제적인 문제로 진전되기도 하
17) 우리나라에는 국가동원령 선포 조건과 절차를 명확히 한 국가동원법이 존재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전시대
기법률인 ‘전시자원관리에관한법률(안)’에 중대한 교전상태 하 국방 목적 상 필요시 국무회의의 심의후 대통
령이 국가동원령을 선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우리 나라의 국가동원의 가장 중요한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이 법률(안)에서는 국가동원령 선포를 “중대한 교전상태 하 국방목적 상 필요시”로 한정하고 있는
데 이 것은 곧 국가동원이 전쟁 발발 이후에만 가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기타 ‘병역법’, ‘향토예비군설
치법’ ‘비상대비자원관리법’ 등의 인력이나 물자의 동원에 관련된 법률에서는 동원의 조건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 17 -
고, 경제적인 위기가 정치 및 군사적인 문제로 비화되기도 한다. 따라서 전쟁 발발 이전
의 위기상태에 대한 대비를 전쟁상태만을 상정한 현재의 대비와 연결시켜야 한다. 전쟁에
이르기까지의 단계별 위기를 설정하고 이에 대한 조치들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여러 단계의 전개과정에 적절한 대응을 한다면 전쟁상태로까지의 사태진전을 억지할 수도
있고, 전쟁이 발발한 경우에도 즉시적인 대응상태로의 도달이 가능하게 해 줄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따른 점증적 동원제도의 구체적인 방안으로서 자원동원에 있어서도
전쟁 발생 이전의 동원사태를 데프콘과 유사한 개념의 다단계 동원반응으로 구분하여 사
전에 동원을 수행하는 과정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면 다음 < 도표 3> 에서 제시된
바와 같은 3단계의 동원반응 단계를 설정할 수 있다.
물론 각 동원반응 단계에서의 정부의 각 기관이 수행해야 할 임무와 권한은 법규로서
구체적으로 규정되어져야 한다.
점증적 동원제도의 목적은 국가통수 기구에게 국가안보 비상사태를 관리하기 위한 일
련의 점진적인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조치를 할 수 있는 융통성을 부여하는 데 있다. 이
제도는 첫째는 전쟁을 억제하거나 피할 수 있게 하고, 둘째는 전쟁 발발 시에는 즉시적인
대응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즉 전쟁 발발 이전에 점증적인 동원
을 수행함으로써 전쟁발발을 억제하는 효과를 볼 수 있고, 전쟁발발 시에는 동원에 걸리는
리드타임(lead time)을 줄여주어 즉시적인 동원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 도 표 3> 위 기 진 전 별 동 원 반 응 단 계 18)
동 원 반 응
(기획 및 준비)
평시의 동원기획 및 투자시기로서 각 부처는 독립적으로 동원대비
업무를 수행하되 필요에 따라 정보를 교환한다. 현재 수행되고 있
는 우리의 동원대비 업무는 이 단계에 해당된다.
동 원 반 응
(위기관리)
점진적으로 중앙조정을 증대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비기위)의 지도
를 강화한다. 이 동원반응 단계는 위기 징후의 진전에 따라 몇 단
계로 다시 세분화할 수 있다.
동 원 반 응
(비상사태/전쟁)
국가안전보장회의(비기위) 또는 다른 기관에 의한 완전한 중앙통제
를 실시한다.
이와 같은 점증적 동원제도의 효과는 조기 경보체제의 효과성에 크게 좌우된다. 즉,
최대한의 조기 경보의 정확성이 확보될수록 그 만큼 동원반응의 선택 종류가 다양해 질
18) P. E. T aibl, Graduated M obiliz ation R esponse: A K ey Element of N ational Deterrent S trategy
(Washington: National Defense University, 1988)에서 제시된 모형을 우리 나라의 형으로 변환한 것임.
- 18 -
수 있기 때문이다. 동원 집행에 요구되는 상당한 리드타임을 고려하여 의사결정의 시기를
조기 경보에 따라 위기스펙트럼의 앞쪽으로 이동하게 해주는 것이다.
마 . 유 연 동 원 체 계 의 발 전
미래의 다양한 동원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동원체제의 발전이
필요하다.
우선 동원의 실시를 위한 요건을 다양한 비상사태에 맞도록 변화시켜야 한다. 현재와
같이 교전이 발생하는 전쟁 상태에서만 국한해서 일괄적인 국가 동원령을 선포할 수 있도
록 할 것이 아니라 국지도발, 해상분규 등 여러 형태의 외부 도발이나 테러, 대규모 재해
등의 비전쟁 사태 시에도 동원을 실시할 수 있도록 요건을 조정하여야 할 것이다.
동원시행 절차에 있어서도 사태에 따라 융통성 있게 변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와 같이 국회의 승인(사후승인 포함) 하에 대통령이 국가동원령을 선포하며 동원자원의 가
용 범위가 법적으로 포함되는 모든 자원으로 하는 일괄 동원체제로 할 것이 아니라 동원
사태에 따라 동원가능 인력 및 물자의 범위를 다양화하고 동원절차도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 예로 국방부장관이 동원할 수 있는 범위 및 수준, 대통령이 국회의 승인 없이 동원
할 수 있는 범위 및 수준, 국회의 의결이 필요한 동원 범위 및 수준 등으로 동원의 범위를
차별화하여 법제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동원계획구조도 동적인 구조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통신 및 컴퓨터망의 발달에 따라
자원동원 계획을 사태 변화에 따른 실시간( ) 계획체계로 전환하여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현행 충무계획과 같은 문서에 의한 사전 고정식 동원계획은 전시 실효성이 의
문시된다. 즉, 동원 소요를 사전에 책정하고 수량적인 인력동원 운영계획을 수립해 놓는
것은 실질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된다. 특히 손실보충을 위한 인원을 미리 계획화
해 놓는 것, 더구나 세부 단계별로 한 자리 숫자까지 설정해 놓는 것은 불필요한 노력이
며, 계획을 위한 계획이며, 실용성 없는 문서상의 계획이 될 수밖에 없다. 현행과 같이 방
대한 문서로 매년 작성하고 있는 동원계획서는 불필요하다. 앞으로의 동원은 전쟁진행 상
황에 따라 필요한 소요를 실시간에 요청하고 집행되는 체제로 변경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서는 앞에서 말한 동원정보관리체계가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 19 -
. 결 언
본 연구에서는 정보통신 기술의 급진적인 발달에 기인한 21세기 정보화사회에 예상되는
미래전의 양상을 판단하고, 그에 부응하는 국가동원의 개념 및 양상의 변화를 개념적인 수
준에서 전망하였다.
미래 정보화시대의 전쟁 양상은 첨단정밀타격에 의한 단기결전이 될 가능성이 크므로
전반적으로 국가자원 동원의 비중은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동원의 필요성 자체
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새로운 개념의 동원이 발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동원에 있어서 전통적인 인적 물적 ‘자원’의 동원 효용성은 줄어드는 반면에 ‘비상체
제로의 전환’ 기능은 유지될 것이며, 전쟁 발발 후 전쟁지원 개념의 동원보다도 전쟁억제
의 사전예방 개념의 동원이 중요해질 것이다. 또한 비전쟁 비상사태에의 대처를 위한 동
원 개념도 중요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의 국가동원체제도 이러한 개념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미래지향적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정보전 수행을 위한 정보체계동원의 개념과 제도를 발전시키
고, 동원정보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하며, 정예자원동원체제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전
쟁 억지를 위한 예방적 개념의 동원체제를 발전시키고, 다양한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한 유
연동원체제를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본 고에서는 미래 국가동원 개념의 전망에 있어서 전쟁의 수행방식 및 일반적인 양상
변화에만 촛점을 맞추어 논의하였다. 그러나 한 국가의 동원체제의 결정은 예상되는 전쟁
의 양상 뿐만 아니라 국가의 군사전략과 경제적 능력 측면을 고려해야 되는 것이다. 군사
전략이 억제전략이나 공세전략이냐 등에 따라서 동원체제가 달라질 수 있으며, 또한 작전
적으로 다소 비효율적이더라도 국가경제적 여건상 동원의 의존도를 높여야 될 경우도 있
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본 고에 제시한 국가동원 체제의 변화 방향에는 제한성
이 있을 수 있다. 추후 연구에 있어서는 전쟁양상 뿐만 아니라 군사전략, 경제성 측면에
서의 동원체제의 변화 방향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 20 -
<첨부 #1>
영문 제목 및 필 자명
A Prospect on the Aspects of Wa r and Na tion al Mobiliza tion in the
T wen ty - F ir s t Century
Cho, Young J in
요 약
21세기 정보화시대의 전쟁양상은 첨단정밀타격에 의한 단기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에 따라 전반적으로 미래의 전쟁에서는 전통적인 개념의 국가동원의 효용
성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동원의 필요성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
은 아니며 새로운 개념의 동원이 발전될 것이다. 국가동원에 있어서 ‘인적 물적
자원의 동원’ 개념은 줄어드는 반면에 ‘비상체제로의 전환’의 개념은 여전히 강조
될 것이며, 사후 전쟁지원 개념의 동원은 효용성이 줄어드는 대신 전쟁억제를 위한
예방적 기능의 사전동원 개념이 발달될 것이다. 또한 비전쟁 비상사태에의 대처를
위한 동원이 더욱 중요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
기원, 성과, 평가**
이상현*
본 논문은 21세기 군사제국의 특성을 이해
하기 위해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을 그 기원과
과정, 성과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미국의 군사
변환 전략 평가와 함께 그것이 한미동맹관계에
미치는 함의를 분석했다.
21세기는 정보화와 세계화의 시대이다. 21
세기의 국제질서는 정보혁명이 초래한 네트워
크화를 바탕으로 한다. 정보화 사회의 삶의 양
식이 산업사회와는 다르듯이 정보혁명이 초래
하는 군사안보상의 변화는 전쟁의 양상, 즉 전
쟁의 내용과 수행 방식을 산업사회와는 근본적
으로 다르게 변화시킨다는 점에 있다. 21세기
군사안보의 특징에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앞으
로 군사안보가 정보화 기반 네트워크를 중심으
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은
21세기 안보환경의 변화에 부응하고 새롭게
가용해진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군사전략의 근
본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미 군사전략 변화
의 핵심은 군사변환(Transformation)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최근의 미 군사교리는 네트
워크중심전쟁과 신속결전작전의 중요성을 강
조하는 경향이 있다.
군사변환의 성과는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전
에서 이미 그 위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군사변환이 만능은 아니라는 사실
이 현실의 전장에서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또
한 군사변환이 일정 궤도에 오른 것을 전제로
그 동안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재평가해 볼 필요
가 있다는 조심스런 진단들도 나오고 있다. 아
프간 전쟁이나 현재 이라크에서 진행되는 상황
은 전쟁이 첨단 하드웨어만으로 치러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미국의 군사변환
은 유동적 안보위협에 대하여‘가볍고 빠른’대
응을 최우선시하지만 실제 전장에서의 성과는
빠른 대응과 성과 사이의 상관관계가 그다지 크
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육군의 변환에서 핵
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미래전투체계에 대해서
도 여러 가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의 입
장에서는 미군이 추진해온 군사변환의 실질적
인 성과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수용할 필요가
있는 교훈은 과감하게 수용하여 우리의 국방개
혁에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 요 약 �
『국가전략』2007년 제13권 3호
*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 본 논문은 2004년도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에 의해 연구되었다(KRF-2004-042-
B00018). 유익한 논평을 해주신 세 분의 심사위원께 감사드린다.
핵심어 : 군사변환, 군 변환, 군사혁신, 미국 군사전략, 네트워크중심전쟁, 한미동맹
I. 서론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은 21세기 국제질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냉전이 종식된 이후 세계는 미국과 소련의 양극적 세력배분구조에서 점차
미국 주도의 단극적 세력배분구조로 변화하여 왔다. 최근 수년간 미국은 정
치·경제·외교·군사 등 국제관계의 거의 모든 측면에서의 질서를 주도하
고 다양한 국제제도를 이끌어 나가는 연성권력(soft power)까지도 보유한 명
실 공히 패권국가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글로벌 차원의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미국은 이른 바 군사변환
(transformation)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탈냉전 이후 세계 유일의 초
강대국으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제국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학계에서는
미국이 과연 새로운 제국인가 아닌가 하는 논쟁도 전개되고 있다. 오늘날 미
국은 세계사에서 유례없는 단극의 순간(unipolar moment)을 맞고 있다. 미국
은 군사력 측면에서 핵전력과 재래식 군사력 양면에서 전 세계를 도모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다. 과거에도 여러 제국이 있었지만 현재의 미국은 어떠
한 국력평가의 기준에서도 경쟁자가 없고, 유일하게 모든 국제적 쟁점에 있
어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독자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21세기의 군사안보질서는 지구화와 정보혁명이라는 새로운 안보환경에
큰 영향을 받으면서 유례없는 변화와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오늘날 전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정보혁명은 개인과 국가, 그리고
국가와 국가간의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국가
의 영역이라고 인식되어온 군사안보 영역도 이러한 추세에서 예외는 아니
다. 정보기술은 현대국가가 당면하고 있는 안보문제의 성격을 기존에 예상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군사분야혁
명(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 혹은 군사혁신이라는 새로운 안보담론으로
귀착되고 있으며, 21세기 안보환경은 지구화, 정보혁명, 그리고 군사혁신으로
이어지는 큰 틀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지구화는 일반적으로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자본주
의가 공산체제의 붕괴와 함께 전지구적 차원으로 확산된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로 이해된다. 지구화의 물결은 근대국가체제의 형성 이래 국제관계 논
28 『국가전략』2007년 제13권 3호
의의 중앙에 위치해온 영토 단위의 국가 개념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과학기
술의 급격한 발달로 초래된 정보혁명과 더불어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
화시키고 있다(Kudrle 1999, 3-4). 정보혁명은 컴퓨터의 성능 향상과 네트워
크의 발달에 힘입어 정보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수단, 정보를 사용하고 획득
하고 배포하는 속도 및 규모가 과거에 비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현상을 지칭
한다(Schwartzstein 1996, xv). 국제 군사안보질서와 연관시켜 볼 때 지구화와
정보혁명이 함축하는 바는 기본적으로 국제질서의 네트워크화이다. 실상 세
계화 자체가 정보혁명과 그에 기반한 세계적 네트워크 형성과 불가분의 관
계에 있다(카스텔 2003). 정보화와 세계화는 국제정치·군사질서의 네트워
크화를 가속화하였고, 21세기 군사제국은 이러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작동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군사변환에 주목하는 이유는 현 국제질서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위
상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 최강의 군대를 이미 보유하고 있고, 막강한 경제
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군사변환을 통해 세계질서 자체의 변환을 도모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미국은 새로운 형태의 제국이라는 주장들이 학계에서 나
오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제국적 속성에 주목하는 최근의 상당수 저작들
은 미국이 이미 제국주의적 성향을 보이기 시작하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
다(Bacevich 2002; Cox 2004; Balakrishinan 2003; 캘리니코스·김용욱 역
2003; Barber 2003). 고전적 제국주의론과 새로운 제국론의 차이점에도 불구
하고 제국적 특성의 필수 부분 중 하나는 압도적 우위의 군사력이다. 고대
로마의 군사력, 몽고제국, 대영제국의 해군력, 그리고 오늘날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과 동맹 네트워크는 제국의 작동을 원활하게 하는 필수적인 요소이
다. 특히 16세기 이후 근대 국제체제가 성립된 이래 세계를 제패하여 패권
국의 지위에 도달한 강대국들은 예외 없이 모두 해양을 제패함으로써 글로
벌 리치(global reach)를 달성한 강대국들이었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그
리고 미국으로 이어지는 지난 5세기 동안 지구 패권국의 역사는 명실공히
해양 강대국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춘근 2004).
이처럼 과거의 제국들이 글로벌 리치로 표현되는 군사력에 근거했다면 정
보화 시대 제국은 탈영토적이고 무중심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작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한 변화는 미국의 경우 네트워크 전쟁을 지향하는 군사전략
의 변화와 동맹국 관리의 네트워크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은 군사력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 29
으로 대표되는 하드파워 뿐만 아니라 글로벌 정치·경제·문화·지식 등 국
제관계의 거의 전 차원에서 압도적 우위를 향유하고 있어 과거의 제국들과
는 비교가 안 되는 우위를 향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에서 본다면 미국은
이미 명실상부한 제국이다.
본고에서는 21세기 군사제국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을 그 기원과 과정, 성과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정보화 시대 전쟁 양상의 변화를 분석한 후,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을 전쟁수
행 방식과 동맹국 정책의 변화로 나누어 살펴본다. 이어서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을 최근 전쟁의 실제 수행과정에 비추어 평가하고 그것이 한미동맹관계
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봄으로써 결론을 맺기로 한다.
II.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
1. 군사변환의 사회·기술적 배경: 정보혁명
21세기는 정보화와 세계화의 시대이다. 21세기의 국제질서는 정보혁명이
초래한 네트워크화를 바탕으로 한다. 마뉴엘 카스텔은 그의 역작『네트워크
사회의 도래』에서 20세기의 마지막 20년 동안 인류의 삶을 바꿔놓을 만한
많은 기술적 도약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정보기술혁명은 18세기의
산업혁명에 필적할 만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규정한다. 현재의 기술
변화과정은 정보를 생산하고, 저장하고, 검색하고, 처리하고, 전달하는 공통의
디지털 언어를 통해 기술분야 사이에서 공유영역을 만드는 능력으로 말미암
아 기하급수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여타 혁명과 달리 우리가 현재의 혁명에
서 경험하고 있는 변형의 핵심에는 정보처리 및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있다.
다시 말해 현 기술혁명의 특징은 지식과 정보가 중심이 된다는 점이 아니
라, 이런 지식과 정보를 혁신과 혁신의 이용 사이에 누적돼 있는 피드백 루
프를 통해 지식창출과 정보처리·커뮤니케이션 기기에 적용한다는 점에 있
다(카스텔 2003, 56-58). 1980년대 이래 진행중인 자본주의 재구조화 과정
은 정보기술 패러다임을 형성시키고 그 방향을 결정하고 가속화하며 그와
30 『국가전략』2007년 제13권 3호
연관된 사회형태를 유도했던 가장 결정적 역사적 요인이었다. 그래서 카스
텔은 새로운 기술-경제체제를 적절히 정보화 자본주의(informational
capitalism)라고 부른다(카스텔 2003, 42-45). 정보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지식창출과 경제 생산성뿐만 아니라 정치·군사적 권력 및 미디어 커뮤니케
이션 등의 핵심적인 과정들이 이미 정보화 패러다임으로 철저히 변화되었
고, 그런 논리 아래 작동하는 부와 권력, 상징의 지구적 네트워크가 등장하
였다.
정보혁명의 결과 앞으로의 국제 군사안보질서에서는 단순히 정보의 양이
아니라 정보의 질과 차별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맥락에
서 코헨과 나이(Keohane and Nye 1998)는 향후의 국제관계에서 전략정보
(strategic information)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이는 경쟁자가 동일한 정보를
공유하지 못할 경우에 극도의 효용을 지니는 정보이다. 예를 들면 제2차 세
계대전 당시 미국이 일본에 비해 압도적 이점을 지닐 수 있었던 이유는 바
로 미국이 일본의 군용 암호코드를 해독했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인류역사를 통하여 하나의 전환점이 될 만한 신기술이 도입되
면 이에 따라 그 시대 전반적인 삶의 양식과 문화가 변화하는 것이 통례였
고, 군사안보 분야 역시 이러한 추세에서 예외는 아니다. 정보화 사회의 삶
의 양식이 산업사회와는 다르듯이 정보혁명이 초래하는 군사안보상의 변화
는 전쟁의 양상, 즉 전쟁의 내용과 수행 방식을 산업사회와는 근본적으로 다
르게 변화시킨다는 점에 있다. 그래서 일부 연구자는 정보혁명이 그 파급효
과와 파장의 범위에 있어서 인류역사상 경험한 두 차례의 산업혁명과 맞먹
는 광범위한 변화를 초래했다고 지적한다(Eriksson 1999). 정보혁명의 결과
형성되는 사회 유형은 네트워크사회로서 여기서는 사람들의 일상 생활이 정
보기술 및 네트워크와 관련된 신기술들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표-1>에서
보듯이 군사안보의 측면에서 네트워크사회가 산업사회와 가장 크게 다른 점
은 새로운 유형의 갈등행위자들이 등장하고 전쟁의 핵심 수단이 바뀌며 갈
등의 대상이 지식 및 정보 자산으로 변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 31
<표-1> 산업기술 발달과 국가안보의 연계성
제1차 산업혁명 제2차 산업혁명 네트워크 혁명
출처: Eriksson (1999), p. 59의 두 표에 근거하여 정리.
산업사회에서는 징병을 위한 기반으로서의 인구 규모, 영토와 병참 지원
에서 통제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군사력의 강약이 병사의
숫자에 크게 의존하였지만 네트워크사회에서 중요시되는 군사 자산은 보다
적은 인원으로 고도의 지식과 정보를 활용한 형태를 띤다. 즉 네트워크사회
의 군사력은 산업사회에 비해 물리적 자원에 의존하는 정도가 덜하고 강대
국들만의 전유물일 필요는 없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변화의 결과 네트
워크사회에서는 지식 및 정보 자산이 군사력의 구성요소인 동시에 공격의
일차적 대상이 된다. 이는 산업사회에서 주 방어의 대상이 인구중심지와 산
업 인프라였던 것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리비키
(Libiki 1998)는 정보화가 군사안보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정보화로 인해 군
대가 어떻게 임무를 수행하는가 하는 방식의 문제 뿐 아니라 군사력이 무엇
을 하는가 하는 내용의 문제까지 포함한다고 지적한다. 즉, 정보혁명은 군사
안보의 형식과 내용에 걸쳐 중요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군사안보의 특징에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앞으로 군사안보가 정
32 『국가전략』2007년 제13권 3호
주요
테크놀로지
증기기관, 철도,
전신 등
전기, 유기화학, 자
동차, 비행기, 전화,
라디오 등
반도체, 컴퓨터, 디
지털 네트워크(인터
넷), 표준화에 의한
호환성, 생명공학 등
갈등의 주요
원인
민족주의 대중운동,
식민지
전체주의 정치운동 전지구적 어젠다,
불량국가(rogue
states), 극단주의
전쟁의 수단/
양상
대규모 징병, 대량생
산된 소화기
(firearms), 철도 중
심의 병참지원
기계화, 공군력, 무
선통신, 레이다, 대
량파괴무기(WMD)
고효율 특수전, 정밀
무기, 사이버무기
취약지/공격
대상
인구중심지 인프라 지식 및 정보 자산
보화 기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전쟁양
상의 네트워크화는 정보화시대에 들어서 비로소 가능해진 변화이다. 미 랜
드연구소의 아키야와 론펠트(Arquilla and Ronfeldt 2000)는 인류역사를 통하
여 전쟁수행 양상이 몇가지 단계를 밟아 변화해왔다고 지적하는데, 그 양상
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바로 전쟁 수행 단위들 간에 정
보가 교환되고 소통되는 방식이다. 정보화 시대 전쟁의 양상은 흔히 전채널
네트워크(all-channel network)에 의해 가능해진 스워밍(swarming)으로서 아
직 가설적이긴 하지만 정보혁명으로 인해 비로소 가능해진 형태의 전쟁 수
행방식이다. 스워밍은 다수—흔히 다섯 혹은 그 이상—의 독립적 혹은 준독
립적인 전투단위들이 일정한 형태 없이 산개하여 포진하다가 일단 공격목표
가 정해지면 전 방향에서 일제히 목표물을 공격해 들어가는 방식이다. 그리
고 공격이 완료되면 전투 단위들은 다시 분산함으로써 적의 반격을 피한다.
스워밍은 마치 자연상태에서 벌떼나 개미, 혹은 늑대나 하이에나가 무질서
한 듯이 흩어져 있다가도 일단 공격대상이 정해지면 전체가 사방에서 달려
드는 것과 유사한 전투양식이다(Arquilla and Ronfeldt 2000; Edwards 2000).1)
스워밍의 전제가 되는 것은 전투 단위들 간의 고도의 연결성으로서, 이는 일
종의 네트워크 전쟁이라 할 수 있다.
군사분야에서 정보혁명은 군사적 세력균형의 속성을 변화시킨다. 새로운
기술의 발달은 군사력 균형의 기준으로서 더 이상 단순한 양이나 크기의 비
교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걸프전과 아프간 전쟁, 그리고 최근의 이라크 전쟁
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듯이 정밀유도무기와 스텔스무기의 위력은 정보력 위
주의 전쟁양상이 미래의 전장을 지배할 것임을 예측하게 해준다. 정보화가
전쟁수행 방식에 미치는 영향은 기존의 군사력 운용체계의 수정을 불가피하
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점에 주목하여 나이와 오웬즈는 과거에 핵우위가
중요했던 것처럼 미래에는 정보우위가 똑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Nye and Owens 1996, 27).
이러한 연구들이 말해주듯이 정보화와 세계화는 국제정치·군사질서의
네트워크화를 가속화하였고, 미국은 현재 정보혁명의 능력과 혜택을 군사부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 33
1) 스워밍(swarming)은 적절한 용어로 번역하기가 쉽지 않은 단어이다. 굳이 가장 가까운 개
념을 찾자면‘벌떼전’정도가 근사한 용어가 될 것이다.
문에 적용하는 수준에 있어 세계 최정상에 있다. 그 표현이 바로 미국 군사
분야의 근본적 혁신인 군사변환이라는 큰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
미국은 21세기 안보환경의 변화에 부응하고 새롭게 가용해진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군사전략의 근본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미 군사전략 변화의 핵
심은 군사변환(Transformation)이라 할 수 있다. 군사변환은 탈냉전 이후 변
화하는 국제안보현실에 부응하여 미국 군대의 체질을 바꾸는 과정으로서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는 첨단 정보과학기술을 응용하여 산업사회 군사
력을 정보화 시대 군사력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첨단 지휘자동화체제인
C4ISR, 원거리 정밀타격, 네트워크, 유연성, 파괴력 향상 등 구현에 중점을 둔
다. 둘째는 냉전기 군사태세를 탈냉전기 군사태세로 전환하는 것으로, 탈냉
전기의 새로운 위협요인인 테러, 대량살상무기 확산 등에 대처하여 미군의
군사태세를 바꾸되, 전진배치 위주의 고정된 군사력 운용에서 기동 위주로
전환하며, 그 일환으로 동맹국관계와 해외주둔정책을 변화시킨다(Feith 2003;
Connetta 2003, 5/9-6/9; U.S. DoD 2003; U.S. DoD 2001).
군사변환의 이론적 근거는 미 국방부가 오래 전부터 연구해온 군사혁신
(RMA: 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 개념이다. 군사혁신은 급속도로 발전하
는 첨단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정보·감시·정찰(ISR)과 정밀타격무기(PGM:
Precision Guided Munitions)를 첨단 전투지휘 자동화체계(Advanced C4I)로
연결하면 새로운 하나의 복합체계가 탄생되고, 이들은 전투력의 승수효과를
수반한다는 개념이다. 더 나아가 군사혁신은 첨단정보기술을 군사력에 응용
할 뿐 아니라 군사력의 조직과 교리까지도 바꿈으로써 전쟁의 방식을 근본
적으로 바꾼다는 의미를 지닌다.
미국의 군사변환은 국방부의 ‘요다’로 잘 알려진 앤드류 마샬(Andrew
Marshall)의‘마샬혁명’으로 명명된 긴 전사(前史)를 배경으로 발전했다. 마
샬은 1973년 닉슨 대통령에 의해 설립되어 국방부 내의‘싱크탱크’로 알려
진 총괄평가국(Office of Net Assessment) 국장으로 임명된 이후 현재까지 보
임하고 있다. 마샬은 1992년 국방계획지침(Defense Planning Guidance) 작성
에도 깊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때 같이 작업했던 사람들이 루이
34 『국가전략』2007년 제13권 3호
스 리비, 폴 울포위츠, 잘메이 칼릴자드 등 현 부시 행정부에서 중요한 직책
을 맡은 인물들이다. 마샬은 군사혁신의 이론적 기초를 다진 것으로 평가된
다.
이러한 전사를 바탕으로 미국의 군사변환이 국방부의 모토로 채택되고 적
극 추진된 것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리더십에 큰 영향을 받았다. 럼
스펠드 국방장관은 미군의 전반적인 변환을 주창하고 변혁의 성공을 위한
열정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는 변혁의 필요성, 목표, 방향을 직접 정립하여
제시하였고, 이를 미 의회와 국민들에게 적극 설명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럼스펠드 주도로 국방부 내에 설치된 군사변환국(OFT: Office of Force
Transformation)은 지난 수년간 미군의 변환을 추진해온 핵심 기관이었다. 미
국의 군사변환은‘지도자 주도의 국방개혁 모형’으로 평가될 만큼 럼스펠드
의 철학과 신념에 큰 영향을 받았다(박휘락 2007b, 63-64).
군사변환은 다양한 측면으로 구성되는 복합적인 개념이다. 군사변환을 구
성하는 요소 중 최근 자주 거론되는 개념 중 하나는 네트워크중심전쟁
(NCW: Network-centric Warfare) 개념이다. 네트워크중심전쟁은 네트워크 컴
퓨팅 개념과 유사하다. 네트워크 컴퓨팅은 전송 데이터를 디지털화하여 표
준화된 패킷으로 나누어 전송함으로써 통신 노드 중 일부가 파괴되더라도
연결 가능한 모든 회선을 활용하여 데이터의 전송율을 높이고 네트워크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마찬가지로 네트워크중심전쟁은 전 지구를 엮
는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여하한 플랫폼이라도—전함, 비행기, 육상전투
차량, 혹은 심지어 말단 보병에 이르기까지—언제든지 네트워크에 로긴하여
데이터의 업로드, 다운로드를 자유로 구사하게 한다는 개념이다(Berkowitz
2003, 113). 이러한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무기체계들이 전장공간 내 어느 곳
에 위치하든 간에 네트워크상에 존재하기만 하면 신속하게 효과 위주의 집
중공격에 참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동과 수송 소요도 대폭 줄일 수 있
으며 전투참여 요원들이 공통으로 보유하는 지식이 많아진다는 장점이 있
다. 그렇게 되면 각 플랫폼이 무엇이냐 보다는 그것들이 어떻게 합동작전을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정보화 시대의 전쟁은 특히 네트
워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는 측에 유리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노훈·손태종 2005).
더 나아가 최근의 미 군사교리는 신속결전작전(RDO: Rapid Decisive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 35
Operations)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신속결전작전에서는 입체성,
통합성, 정확성, 기민성 등이 강조되며, 미래전의 양상은 순차적이 아닌 동시
병렬적 공지합동작전으로 치러지게 된다. 미 합참 자료에 의하면 신속결전
작전은 미래전을 위한 합동작전개념이다. 신속결전작전은 지식, 지휘통제, 효
과기반작전(EBO: Effect-Based Operations)을 결합하여 원하는 정치·군사적
결과를 얻기 위한 것이다. 신속결전작전에 의해 미국과 동맹국들은 네트워
크로 연결되어 적이 저항할 수 없는 방향과 차원에 걸쳐 비대칭적 공세를
펼쳐 작전의 조건과 템포를 주도하게 된다(U.S. JFC 2001).
미국의 군사안보전략이 추구하는 변화가 하드웨어적 측면에서는 첨단 IT
기술에 기반한 군사혁신과 군사변환으로 나타나고 있다면, 소프트웨어적 측
면에서는 동맹국/기지 정책의 네트워크화로 나타나고 있다. 21세기 제국의
군사원리는 네트워크 중심의 전쟁양상에 기반을 두면서 단순히 군사 하드웨
어뿐만 아니라 동맹정책과 해외기지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특징을 띠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에서 논의한 첨단군사력 건설과 관련된 논의들은 비록
강조점은 다르지만 21세기 전쟁에서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
서 동맹정책의 네트워크화와 동일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글로벌 방위태세 재편은 GPR(Global Defense Posture Review)로도 알려져
있다. 글로벌 방위태세 조정은 미국이 9/11 테러 이후 새롭게 규정한 동맹
의 개념을 반영하고 있다. 새로운 동맹개념의 핵심은 과거와 같이 상호방위
조약에 근거한 고정된 지역적 동맹이 아니라 임무에 따른 유연한 연합과 연
합국들을 엮는 다차원 네트워크이다.
글로벌 방위태세 조정의 핵심은 미군의 해외배치를 새로운 안보환경의 실
정을 정확히 반영하도록 조정하는 것이다. 냉전기 동안 미국은 적과 대치한
최전선에 요새화된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켜 적을 억지하고 동맹국 방어의
의지를 과시하며 적대행위 발생시 현장에서 즉시 대응하는 전략을 유지해왔
다. 그래서 1990년대를 통해 미국의 주력부대는 냉전의 최전선이었던 서유
럽과 동북아에 집중 배치되어 있었다. 이들 주력부대는 배치된 장소에서 싸
울 것을 전제로 주둔하는 부대였다. 그러나 오늘날 미군이 배치된 장소에서
싸울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 그래서 새로운 국방전략 하에서는 미군의 해
외주둔 정책이 전면 재검토되는 것이다.
냉전이 끝난 지금 미군은 다양한 불확실성에 대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36 『국가전략』2007년 제13권 3호
서 미군은 무엇보다도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여 신속한 전개가 가능해야
하고 숫자보다는 능력에 기반한 우위를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군은 해외
의 대규모 영구기지에 덜 의존하는 대신 소규모 시설을 순환하는 배치방식
을 택했다. 새로운 글로벌 방위태세의 핵심은 반테러 전쟁과 미래의 위협에
보다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미군을 필요한 곳에, 그리고 미군
의 주둔에 우호적인 곳에 주둔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동맹관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새로운 동맹관계를 창출하고, 과거의 비우호적 국가들
에게도 손을 내미는 융통성이 필요하다(U.S. DoD 2005a, 65-67).
특별히 미국의 새로운 글로벌 방위태세가 중점을 두는 목표는 다음과 같
다. 첫째, 기존 동맹국의 역할을 확대하고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을 개발한다.
둘째, 군사력을 한 곳에 과도하게 배치하는 것을 지양하고 불확실성에 대처
하기 위해 유연성과 기민성을 강화한다. 셋째, 지역의 필요에 따른 맞춤형
군사력 배치에 중점을 둠으로써 글로벌 차원의 군사 수요에 신속히 대처하
는 능력을 강화한다. 넷째, 미 군사력이 현재 있는 곳에서 싸우지 않으리라
는 것을 전제하고 신속기동 역량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둔다. 다섯째, 임무
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플랫폼이나 병력의 수보다는 능력에 중점
을 두고 방위태세를 정비한다(U.S. DoD 2005b, 18).
특히 새로운 안보협력관계의 창출은 위협에 대한 공통의 인식과 전략에
기반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공통의 전략적 이
익을 갖는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 관계를 창출하는 데 주력한다. 현재 진행
중인 GPR은 미국이 추구하는 동맹 네트워크화의 표현으로서 이는 곧 새로
운 전략적 공통이익에 동참하는 국가들을 엮는 그물망 작업인 것이다(이
근 2005).
2006년 2월에 발표된 미 국방부의『4년주기 국방태세검토(Quadrennial
Defense Review)』보고서에서는 향후 미 군사력 운용의 원칙이 지리적 개념
을 벗어나 해외주둔 미군의 활동영역을 특정지역에서 전 세계로 확장하여
미국을 중심으로 동맹국과 미국 및 동맹국들 간의 협력관계를 묶는 거미줄
과 같은 망(네트워크)을 구축하게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망 구축
을 통해 해외주둔 미군의 역할과 활동영역이 특정지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
니라 위협이나 도전이 발생할 경우 세계 어느 곳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구조, 능력과 체계를 보유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미국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 37
이 추구하는 것은 동맹국간 단순한 군사작전 차원의 협력 수준을 넘어서 미
국을 정점으로 하는 일종의 세계적 군사 복합체계 혹은 네트워크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네트워크 내에서 각국의 위상과 중요성을 결정하는 것은
단순한 지리적 중요성보다는 얼마만큼 미국과 연합 합동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체계를 갖추는가이다(최 강 2006, 5-6). 미 군사변환 전략을 도
식적으로 나타내자면 다음 그림과 같다.
<그림-1> 정보혁명과 미 군사변환의 세계전략
마지막으로, 군사차원의 변환전략을 외교차원에서 보완하는 것이 바로 외
교태세의 변환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006년 1월 조지타운대
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이 지향할 21세기 외교로 변환외교(Transformational
diplomacy)를 강조하였다. 변환외교란 외교를 통해 세계를 변화시킨다는 취
지로 미 국무부가 추진해온 공공외교(public diplomacy)가 더욱 확대·발전
된 개념이다. 라이스 장관은 오늘날 국제사회가 직면한 최대의 위협은 국가
들 사이에서보다는 국가들 내부로부터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즉, 정권 자체
의 근본 성격이 국제관계에서 힘의 분배보다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미국의 안보이익과 타국의 안보이익을 명확히 구분하기가 갈수
록 어려워지고 있으며, 미국과 타국의 이익을 포괄하는 외교전략이 필요하
38 『국가전략』2007년 제13권 3호
전쟁수행의
네트워크화
안보환경변화 전쟁양상변화
동맹국/기지정책
네트워크화
군사변환
군사분야혁명
정보혁명
제국운영/관리의
네트워크화
다. 변환외교의 목표는 될 수록 많은 국가들과 파트너십 관계를 강화함으로
써 민주주의와 법치의 확장을 도모하는 그물망 지식외교이다. 21세기의 새
로운 안보환경에서 미국의 국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외교 분야에서도 군
변환에 필적하는 외교태세의 변환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전 세계에 배
치돼 있는 외교 인력을 21세기적 수요에 따라 재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일례
로 인구 8,000만 명의 독일과 10억 명이 넘는 인도에 같은 수의 외교관이
배치돼 있는 유럽 우선주의를 과감하게 재조정하고, 동시에 외교관들을 각
국의 수도에 중점적으로 배치하는 대신 여러 국가를 동시에 관장하는 지역
공공외교센터를 본격적으로 확충하며, 군사와 외교의 합동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혁명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정보기술의 도움을 얻어 외교관 일
인 포스트와 가상 포스트(Virtual Presence Post)를 많이 만들어 세계 시민들
에게 직접적으로 미국식 자유를 전파하기 위한 현장외교를 본격적으로 전개
하겠다는 것이다(Rice 2006).
요약하자면, 부시 1기 행정부의 반테러·반확산 중점이 2기에 들어 여기
에 민주주의·인권 확산이 추가되면서, 이를 군 변환과 변환외교로 뒷받침
한다는 것이 현 부시 행정부의 큰 구상인 것이다(이상현 2006b, 10-11). 군
변환은 주한미군의 조정과 직결되고, 변환외교는 한미동맹의 미래비전 및
정치적 신뢰와 연결되는 문제이다.
미국의 압도적 군사력을 비판적으로 보는 논자들은 미국이 21세기의 새
로운 제국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미국이 21세기의 새로운 군사제국으
로 정착되려면 지구 차원에서 제국을 관리하는 메커니즘이 구명되어야 한
다. 아직까지 미국이 제국적 견지에서 글로벌 질서를 관리한다는 증거는 많
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군사전략을 비판적 시각에서 보는 논객
들은 미국이 군사적 측면에서 제국관리의 네트워크화를 지향한다고 주장한
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미국은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압도적 힘을
바탕으로 세계질서를 이끌 것이다. 미국은 군사력, 경제력 등 하드파워에서
뿐만 아니라 소프트파워 면에서도 동급의 경쟁자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
한 이유로 미국을 새로운 성격의 제국으로 보는 많은 논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화와 정보혁명, 탈냉전, 9/11 이후 국제안보환경의 변화
등 제반 여건은 미국이 압도적인 힘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미국 혼자 힘
으로 모든 것을 완수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추세를 띠고 있다(Nye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 39
2002). 또한 세계체제론 이론가들은 미국 주도의 단극적 세계질서 지속 가
능성에 대한 회의론을 제기한다. 이들에 의하면 냉전 이후 세계체제는 동요
하기 시작하여 1980년대에 들면 이미 미국 리더십하의 헤게모니 세계체제
에서 다중심체제로 이전한 것으로 이해된다(월러스틴 2004; 백승욱 2005;
이수훈 2004). 세계체제의 동요는 곧 미국 헤게모니체제의 해체와 동일시된
다. 이러한 정황으로 보아 향후 미국이 군사력과 더불어 우호적 네트워크를
건설해야 할 필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이미 확산방지
구상(PSI), 해외주둔정책 변화, 동맹국 정책의 변화, 대테러·반확산 연대의
구축 등 초강대국의 압도적 힘으로도 풀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
안으로서 군사안보전략의 네트워크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III. 군사변환 전략의 평가
1. 군사변환: 이론과 현실
첨단과학기술을 앞세운 군사변환은 21세기 군사안보 환경에서 과연 만능
인가? 군사변환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군사변환이 만능은 아니라는 사실이
현실의 전장에서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또한 군사변환이 일정 궤도에 오른
것을 전제로 그 동안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재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조심
스런 진단들도 나오고 있다. 국내의 연구자들도 미국의 군사변환을 나름대
로 평가하고 있다(박휘락 2007a 및 2007b, 박기련 2007). 럼스펠드 장관이
2001년에 군사변환국(OFT)을 창설하고 아더 세브라우스키 제독을 책임자
로 임명한 후, 미국의 군사변환은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그
동안의 성과는 2006년『4년주기 국방태세검토(QDR)』보고서에 종합적으로
정리·반영되었고, 이제는 과거와 같은 혁명적 변화가 아닌 국방부의 일상
적 과정으로 정착된 듯이 보인다. 군사변환의 주축이었던 OFT가 2006년 10
월 1일부로 해체되고 이제 변환 업무는 국방업무변환국(BTA: Business
Transformation Agency)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아프간 전쟁을 개시하면서 미국은 공군력과 정보우위, 지상전력, 정밀타격
40 『국가전략』2007년 제13권 3호
무기를 적절히 결합해 동시 운용하여 단기간에 결정적 승리를 거둠으로써
NCW 주창자들은 이 전쟁을‘미국의 새로운 전쟁방식(New American Way of
War)’이 구현된 효시로 분류한다(Biddle 2002, 2).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네트
워크 중심전쟁 개념과 신속결전작전은 이미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통해 그 위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1991년 걸프전 양상과 이 두 전쟁을 비교
해 볼 경우 전쟁수행 방식의 혁신적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전쟁의 특징은 토미 프랭크스 중부군 사령관이 무인항공기 프레데터
가 보내는 실시간 동영상을 미국 플로리다에 앉아 받아보면서 지휘한 사실
에서 잘 드러난다. 미국의 아프간 전쟁은 미래지향적인 첨단무기의 시연장과
도 같았다. 아프간 전쟁에서 특히 위력을 발휘한 것은 1995년 발칸 전쟁 때
첫 선을 보인 무인정찰기 프레데터(Predator)로서, 이 무인항공기는 1.6km 고
도에서 TV와 적외선, 전자, 광학 카메라를 통해 지상의 사람 얼굴을 식별할
만큼 정확한 영상을 전송한다. 이러한 첨단기술 덕분에 미국의 전쟁 지도부
는 플로리다에 앉아서 전쟁의 경과를 손바닥처럼 볼 수 있었고 미군 병사들
이 추락한 헬기에서 하나씩 끌려나와 적에게 사살당하는 장면까지도 지켜보
아야 했다. 아프간 전쟁의 양상은 1991년 걸프전 당시 야전 사령부를 사우
디아라비아로 옮겨가기 위해 애로를 겪었던 것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이
러한 새로운 전쟁 양상은 정보화 시대 전쟁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다른 한편 첨단기술 전쟁만이 미래의 전장을 지배할 유일한 변수
는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미래의 전쟁은 첨단전쟁과 재래식 전쟁이 혼
재하는 양상이 될 가능성이 크며, 비록 해·공군력과 정밀무기가 전세의 큰
흐름은 주도한다 하더라도 전쟁의 종결에는 여전히 소총 든 보병이 필요하
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중심전쟁 개념과 신속결전작전의 위력은 이미 여러
경우에 충분히 검증되었지만, 전쟁 종결과 전후 처리에는 여전히 첨단 군사
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교훈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쟁
은 갈수록 첨단화되는 것이 추세이지만, 다른 한편 재래식 군사력도 여전히
필요하다는 사실은 전쟁의 변하지 않는 속성이다.
군사변환을 둘러싼 이러한 논란은 지난 수년간 숨돌릴 틈없이 진행되어온
미 군사변환 전략을 이 시점에서 점검하고 우리에게 주는 적절한 교훈을 도
출해야 할 필요를 시사한다. 아프간 전쟁이나 현재 이라크에서 진행되는 상
황은 전쟁이 첨단 하드웨어만으로 치러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 41
준다. 이라크 상황에서는 첨단무기보다는 오히려 다국적군과의 연합작전이
나 인간정보(HUMINT) 등 전통적인 전략 요소들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미국 자체의 군사력도 중요하지만 동맹 네트워크의 중요성
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군사변환은 유동적 안보위협에 대하여‘가볍고 빠른’대응을 최우
선시한다. 그러나 실제 전장에서의 성과는 빠른 대응과 성과 사이의 상관관
계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미 육군의 경우 스트라
이커여단(SBCT: Stryker Brigade Combat Team) 개편이 핵심 과제 중 하나이
다. 미 육군은 경(輕)사단 아니면 중(重)사단 편제로 되어있다. 중사단은 강
력한 중무장 화력과 전투지속 능력이 있지만 전략적 전개가 어렵고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 반면 경사단은 부대전개는 빠르지만 화력이 약하고 전투지
원 및 지속 능력이 제한되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경사단에
비해 화력은 강화되고도 유사시 96시간 이내에 지구상 어느 곳에라도 전개
가능한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중(中)사단이 스트라이커 여단이다.
SBCT는 비행기에 모든 장비를 싣고 전쟁터로 바로 날아간다. 따라서 이
부대는 비행기에 실을 수 있는 작고 가벼운 장비로 무장하는 것이 특징이
다. 현대 지상전에서 전차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전차는 아무리 무게
를 줄여도 비행기에 실을 수 없다. 따라서 SBCT는 전차를 보유하지 않고
장갑차만으로 편성되는 것이 큰 특징이다. SBCT가 보유하는 장갑차는 경장
갑차(LAV)를 개조한 중형장갑차(IAV: Interim Armored Vehicle) 종류로 일명
‘스트라이커(Stryker)’인데,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미 육군의 주력인 브래들리
장갑차보다 훨씬 가볍다. 브래들리 장갑차는 26톤 중량에 무한궤도를 달고
있으나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17톤 무게에 비행기에 싣기 좋도록 8개의 고
무바퀴를 달고 있다. 미 공군의 주력 수송기인 C-17의 경우 평균 최대 페이
로드를 57톤으로 잡을 경우 3대의 스트라이커 장갑차와 병력 및 소요 장비
를 적재할 수 있다(Vick, Orletsky, Pirnie, and Jones 2002, 6-10).
그러나 이라크 전쟁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상대
적으로 장갑이 얇은 경무장 보병차량 때문이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컬하다.
스트라이커나 험비처럼 기동성은 있지만 장갑보호가 약한 전투차량들은 도
로에 매설된 폭탄이 터질 경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Gonzales and others
2005, xvii). 또한 모듈화를 지향하는 여단 구조의 문제점도 하나씩 드러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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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미 육군 편제상 여단(Brigade)은 기본적으로 준장(Brigadier General)이
지휘하는 구조이다. 하지만 미 육군의 모듈화된 여단이 이라크 등 실전에 투
입되면서 현지 사정에 따라 부가적인 단위들이 더해지면서 통상적인 여단의
규모보다 커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다. 그러다 보니 여단장이 실제로는 사
단 규모에 가까운 병력을 지휘하게 되고, 참모들이 과부하에 걸리는 문제점
들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MacGregor 2004, 4-5).
육군의 변환에 대한 좀 더 심각한 비판은 미 육군 고등방위연구소(DARPA)
와 보잉사가 공동개발중인 미래전투체계(FCS: Future Combat System)와 관
련된 것이다. 비판의 핵심은 세 가지이다.
첫째, 육군은 전략적 기동성을 전략적 효율성과 동일시하고 있다. 그러나
신속대응과 효율 사이의 상관성은 주로 인질구조 작전이나 인도적 구난 작전
같은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지 FCS가 상정하는 대규모 원격작전의 경우 별로
해당사항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도 중요하지만‘적절한 능력의
혼합(right mix of capabilities)’을 확보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둘째, FCS는 거의 완벽한 전장상황인식을 전제하고 있다. 하지만 적의 의
도나 위치에 대한 완벽한 정보를 얻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FCS는 전세계
적인 글로벌정보망(GIG: Global Information Grid)을 전제로 구상된 것이다.
문제는 현재 미 국방부서 중 어디에서도 GIG를 적극 추진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GIG에 의해 구현될 완벽한 정보네트워크 체계가 없이는 NCW가 제
대로 구현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NCW 상황을 전제로 구축된 FCS의 가치
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FCS는 18가지의 유·무인 첨단 지상 기동체제, 53
가지 주요 기술, 157가지 보조 기술, 그리고 3천4백만 라인의 소프트웨어 코
드를 필요로 하는 방대한 시스템이다. FCS가 요구하는 18가지 첨단 지상
기동체제의 대부분은 아직도 초보적인 연구단계거나 개념 구상단계를 벗어
나지 못하고 있다. 미 육군은 FCS에 기초한 여단인 행동부대(Unit of Action)
를 2015년부터 실전 배치하기 시작해 2020년에 15개 행동부대를 배치한다
는 계획이지만 현재로서는 실현 여부가 미지수이다.
셋째, FCS와 관련된 마지막 비판은 비용 문제이다. 2003년 당시의 전망으
로는 FCS 능력을 구비한 행동부대(UA) 15개를 실전배치하는데 대략 92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했었다. 2005년 미 일반회계국은 그 비용이 1천억 달
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했고, 2006년 미 의회 예산국은 1천650억 달러로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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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했다(Reynolds 2006, 448-451). 이러한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도 FCS가 제
대로 작동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미 국방관련 부서에서 나오기 시작한 이런 평가들은 군사변환이 만능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실제로 냉전 이후 미국이 치른 몇 개의 주
요 전쟁들인 파나마(1989), 사막의 폭풍(1990), 소말리아(1992), 아이티
(1993), 보스니아(1995), 사막의 여우(1998), 코소보(1989), 아프간(2001), 이
라크(2003) 등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 첫째, 미국의 군
사작전은 압도적으로 합동작전(joint and combined)이다. 파나마 사태가 육군
위주로 진행되었던 것을 제외하고는 최근 미국의 군사작전은 압도적 무력을
동원한 육·해·공 합동작전이다. 둘째, 냉전 이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공군력을 동원한 타격으로 주로 시작된다는 점이다. 공군력 사용은 인명피
해를 줄이고 부수적 손실을 통제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되고 있다. 셋
째, 주요 지상 전투단계는 과거에 비해 기간이 단축되는 추세이다. 지상 작
전이 가장 길었던 코소보의 경우도 78일에 불과하다. 반면 주요 전투행위
종료 이후 평화유지는 더욱 길고 어려워지고 있다. 넷째, 공군력만으로 전쟁
을 종결짓기는 불충분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1990년대 이후의 경험
은 비록 공군력이 중요하긴 하지만 전쟁은 결국 지상군이나 외교에 의해 종
결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다섯째, 전쟁 자체보다는 전후처리가 갈수록
어려운 임무가 되고 있다. 이라크, 보스니아·코소보, 아프간 전쟁 등은 전후
처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들이다(Gaffney 2004, 1-3).
이러한 관찰과 관련하여 미국의 군사변환 궤적은 우리에게 좀 더 근본적
인 질문을 제기한다. 즉, 전쟁양상의 네트워크가 우리에게 주는 함의는 무엇
인가? 전쟁에서 첨단 하드웨어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가? 최근 우리가 목격하
는 전쟁수행 방식의 혁신적 변화는 전쟁의 기본 논리가 변했음을 의미하는
가? 위에서 살펴본 여러 연구들은 전쟁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지적하지만 전쟁의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
다. 혹자는 현재 진행 중인 군 변환에도 불구하고 21세기의 전쟁의 본질은
20세기의 전쟁과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의하면 전쟁의 본질이 변하면
그것은 이미 전쟁이 아닌 다른 무엇이다. 클라우제비츠가 지적한 전쟁의 네
가지 요소인‘위험, 고생, 불확실함, 기회’는 모든 전쟁에 공통적이다. 변화는
전쟁 자체의 속성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각에서 일어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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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지적도 있다. 즉,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과 실제 전쟁수행 방식에 대한
규범적 태도, 그리고 직업으로서의 군대에 대한 가치관이 변함으로써 전쟁은
인류에게 갈수록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행동의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2)
좀 더 구체적으로, 일각에서는 전쟁에 관한 네 가지 단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는 전쟁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컨텍스트를 무시하
지 말라는 것이다. 전쟁에 관한 최근의 논의는 기술과 관련된 전쟁방식의 혁
신적인 변화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상 전쟁의 본질은 전쟁 자체에
관련된 특성보다는 정치·사회·문화·전략적 컨텍스트에 의해 규정된다는
것이다. 둘째, 국방 부문은 적이 제기하는 문제보다는 자신이 해결하기를 선
호하는 문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어떤 문제의 해답을
찾았을 때는 이미 다른 문제가 제기되어 있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셋째,
현재의 추세만 따라가는 것은 미래를 대비하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미래
의 전략환경은 현재의 추세가 아니라 그것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
문에 현재 추세에만 주목하는 국방계획은 미래의 위협에 대비하지 못한다.
넷째, 전쟁에서는 항상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한다. 때문에 미래전쟁의 변화
를 오로지 기술적 측면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Gray 2004, 2-4).
미국의 군사변환에 대한 이러한 평가는 오랜 인류의 역사에서 전쟁이 지
닌 속성에 대한 근본적 고찰을 필요로 한다. 아무리 정보혁명의 성과가 군사
기술에 적용되어도 전쟁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결국 인간이고, 그 인간의
속성이 변하지 않는 한 군사변환은 일정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결론
에 도달하게 된다.
2. 한미동맹에 대한 함의
미국의 변환전략은 유례가 없는 압도적 군사력을 바탕으로 21세기의 유
동적 안보위협에 대처하여 세계를 미국의 의지대로 바꾸겠다는 발상을 바탕
에 깔고 있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반테러·반확산을 전략 기조로 채택하
고, 그에 따라 미군의 태세를 붙박이형 군대에서 신속기동대응군 형태로 바
꾸는 군 변환을 적극 추진 중이다.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 45
2) 그런 이유로 혹자는 군사혁신(RMA)에 더하여 군사태도의 혁신(RAM: Revolution in
Attitudes for Military)을 중요시하기도 한다. 이러한 논지에 대해서는 Kurth(2003) 참조,
한국은 미국과 군사동맹으로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미국 군사전략의 변
화는 한국의 안보에도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군이 추
진해온 군사변환의 실질적인 성과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수용할 필요가 있
는 교훈은 과감하게 수용하여 우리의 국방개혁에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첫째, 한국형 군사변환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이 상정하는 NCW는 기본적
으로 광활한 개활지 공간—사막, 해상, 공중 등—에 널리 산개한 전투단위들
이 교전할 때 효과적인 개념이다. 개활지가 아닌 산악지형이나 도시지역에
서 전투요원과 민간인들이 혼재할 때 NCW 개념의 효율성은 제한된다. 한국
의 전장 환경은 광활한 개활지보다는 산악지형이 많고, 거의 모든 지역이 도
시화되어 민간인과 전투단위들이 혼재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막대한 수의 북한군 지상군 병력을 상정할 때 지상군의 일방적 무조건
감축은 위험하다. 병력의 양적 감축을 첨단 무기체계로 보완하는 것에도 일
정한 한계가 있다. 즉, 적정 규모의 병력 수를 유지하는 가운데 첨단전력으
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난 후 감축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한반
도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막대한 비용은 차치하고라도 우리가 미국식 NCW
개념을 무조건 수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둘째, 동맹의 네트워크화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의 핵심은 네트워크 중심의 군사안보전략이다. 그런 이유로
미국 군사전략의 특성을 올바로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미국 또한 해외주둔정책 변화, 동맹국 정책의 변화,
대테러·반확산 연대의 구축 등 초강대국의 압도적 힘으로도 풀 수 없는 한
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군사안보전략의 네트워크화를 모색하고 있
다. 달리 표현하자면 부시 행정부의 동맹국 정책은 미국의 압도적 힘을 글로
벌 차원으로 투사하기 위한 투사형 개입(projection engagement)으로의 변환
을 지향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는 탈냉전 시대의 도래와 함께 미국의 가치
와 힘이 반영되는 단극체제로의 연착륙을 위해 변화의 관성을 그대로 다져
나가는 다지기형 개입 혹은 포용 및 확대전략(engagement and enlargement)
을 사용하였다. 단극체제가 어느 정도 확립되었다고 판단한 부시 행정부 하
에서는 체제를 관리하는 관리전략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
국이 요구하는 동맹은 미국이 정점에 있는 동맹의 네트워크 안에서 기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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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과 새로운 동맹국이 신속한 미군의 투사를 위한 분업을 수행하는 형
태의 동맹이 된다. 그 구체적인 표현이 바로 GPR로 대표되는 해외 기지 네
트워크의 대대적인 조정인 것이다(이 근 2005, 15-17).
미국의 동맹국 정책이 네트워크화 된다는 의미는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각각의 국가들이 미국이 글로벌 차원에 펼쳐놓은 거미줄 망 내에서 어
떠한 위치에 놓이느냐에 따라 미국의 지원과 협력의 수준이 결정된다는 것
을 의미한다. 또한 동맹이나 우방국과의 협조를 위해서는 과거보다 더 높은
수준의 정보자산 및 체계의 공유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해당국들의 전력발전
과의 연계성이 증가할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요구 수준의 상호 운용성을 충
족하지 못할 경우에는 특정 임무만을 수행하는 하부 구조로 전락할 가능성
이 증가하는 한편, 결과적으로 동맹으로서의 효용성 및 중요성 저하로 나타
나고 동맹관계 이완도 발생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특히 2006 QDR은 동
맹·우방국과의 군사협력 통합(integration)을 강조하고 있다는 면에서 과거
보다 더 긴밀하고 광범위한 협력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상호 운용
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궁극적으로 한미 양국이 구상하는
새로운 형태의 안보협력체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최 강 2006,
12-13).
한미동맹은 이미 그러한 방향으로 변화를 향해 가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주한미군의 조정이 바로 그것이다. 주한미군은 이미 2사단을 미래형 사단인
UEx(Unit of Employment X)로 개편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2사단
개편의 핵심은 지상부대 중 제1여단을 중무장 전투여단(HBCT: Heavy
Brigade Combat Team)으로 재편하고 항공부대로는 해체되는 항공여단 부대
들을 통합하여 새로운 다기능 항공여단(MFAB: Multi-Functional Aviation
Brigade)을 창설하는 것이다.3) 이에 따라 주한미군이 보유했던 포병, 전차 부
대는 각각 2개 대대에서 1개 대대씩으로 줄었다. 아파치 대대도 3개에서 2
개로 축소되었다. 그러나 북한군 재래식 전력에 대응하는 에이브럼스 전차,
아파치 헬기 부대가 미 지상군의 핵심으로 유지되고 중무장전투여단엔 전
차, 기계화 보병, 포병, 정보 부대가 모두 통합되면서 이 여단이 기존 사단급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 47
3) 미 8군 보도자료, “미 8군 변환계획(재배치) 예정대로 진행,” 미 8군 공보관실
(http://8tharmy.korea.army.mil) 2005년 6월 27일.
작전을 할 수 있는 화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70여 대에서 48대 안팎으
로 줄어드는 아파치 헬기도 모두 신형(아파치 롱보)으로 교체된다. 전체적으
로 보면 미 8군은 제8인사행정사령부와 제17항공여단의 해체로 슬림화되었
다. 또한 과거 사단 중심의 전투수행체계가 여단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2∼3
개 대대로 구성되던 1개 여단이 5∼7개 대대로 증편되고 한반도 안팎으로
전개되는 부대를 지원하는 501 증원지원여단(Sustainment Brigade)이 창설될
예정이다(Stars and Stripes, Feb. 14, 2006).
주한미군의 이 같은 개편 흐름은 미군의 전반적인 변환 추세에 부합하여
전략적 유연성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이상현 2006a,
167-169). 즉, 전투여단이 5∼7개 대대로 증편되는 것은 한반도 이외 지역에
서 벌어지는 분쟁의 유형에 따라 여단 또는 대대 병력을 골라 맞춤형으로
내보내 전투임무를 수행하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주한미군 관계자는“1개
여단을 5∼7개 대대로 확대한다는 것은 상황에 따라 전투 부대를 다르게
파견한다는 의미”라며“전투부대가 경량화 할수록 신속기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주한미군이 전투여단 예하 대대 수를 늘리겠다는
것은 소규모 국지전과 대테러전 등에 효과적으로 신속하게 대응하려는 뜻으
로 해석한다( 『중앙일보』, 2006년 2월 14일). 2008년 이후 주한미군은 오
산·평택과 부산·대구의 두 거점을 중심으로 재배치된다. 이들 지역은 모
두 항구와 비행장을 끼고 있어 한반도 전출입에 유리하다. 이는 곧 주한미군
재배치가 미군의 원활한 이동을 상정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이미 염두에 두
고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4)
IV. 맺는 말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은 우리에게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핵심적
인 시사점은 이제 한국도 국제정치의 변환과 군사환경의 변화에 부응하여
우리 나름대로의 변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제는 우리도 한국형 군
48 『국가전략』2007년 제13권 3호
4)“ 주한미군 2사단 미래형 사단 개편...‘ 몸집’줄였지만 전력은 그대로,”『중앙일보』, 2005
년 7월 6일.
사변환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한국형 군사변환
은 물론 미국식 군사변환과 내용과 범위에 있어서 같을 수 없다. 한국과 미
국은 처한 위협과 전략적 이익이 서로 같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이 미국과
같은 첨단기술 위주의 군 변환을 추구하는 것은 분명히 가능하지도 않고 바
람직하지도 않다. 실상 미국식 군사변환을 추구할 수 있는 국가는 세계에서
미국뿐이다. 그렇다면 한국이 우리의 처지에 맞는 군 변환을 추구하려면 무
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우선순위에 대한 점검이 시급하다. 한국형 군 변환을
시도하려면 한국 실정에 적합한 군사교리와 조직, 무기체계에 대한 고려와
함께 국방예산의 적절한 증액이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우리의 국방소요에
적합한 한국형 군사변환의 요소를 일선부대에서부터 최고위 지휘관에 이르
기까지 공감할 수 있도록 파악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한미동맹은 2012년 전작권 전환을 기점으로 연합방위체제에서 공동방위
체제라는 새로운 형식의 동반자 관계로 진화할 예정이다. 그러한 변화는 우
선 한국의 독자적 방위역량 강화를 시급한 과제로 제기한다. 현재 우리가 미
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정보전력을 비롯한 미래지향적 군사력 강화가 시
급하다. 우리 군의 자주적 방위역량을 강화하고 미래전에 대비하기 위한 핵
심전력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다목적실용위성 등 감시정찰·정보전력, 군위
성통신, 합동C4I체계, 전술C4I체계 등 지휘통제·통신전력, 그리고 개량현무,
F-15K, 광개토-Ⅲ, 차기유도무기 등 정밀타격·기동전력을 망라한다.
독자적 방위역량 강화와 함께 우리도 나름대로 동맹의 네트워크를 우리
의 국익에 맞게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한미동맹이라는 큰 그물망
속에서 우리는 어떤 그물망을 쳐야 앞으로의 안보환경에서 우리의 생존을
확보하고 평화번영을 이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
하다. 크게 보면 동아시아는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의 그물망 속에 들어와
있다(이상현 2006d, 75-76). 문제는 세계의 안보환경이 네트워크를 중심으
로 이루어지고 미국의 군사전략이 그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상황인
데 한국은 여전히 자주국방에 더 무게를 두고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우리
가 더불어 살아가야 할 네트워크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미국 중심의 네트
워크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과의 네트워크를 경
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이 살아갈 미래환경은 한국 국내와 한반도, 동
북아, 글로벌 차원에서 얽히고설킨 복합적 그물망의 시대이다. 우선은 미국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 49
이 쳐놓은 그물망을 잘 활용하고, 한반도 주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능력대
로 독자적인 그물망을 치도록 노력하는 것이 21세기 복합안보 환경에서 우
리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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